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즘 등 반사회적 성격 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이 조직 내 팀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나르시시즘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나르시시즘은 ‘적극성 요인’과 ‘라이벌 요인’이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이뤄지는데 경쟁이 극심한 경우나 프로젝트 초기 등 특정 상황의 경우 나르시시스트들의 적극성 요인이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르시시스트들이 경쟁 상황이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조직원을 독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내 나르시시스트들은 팀워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나르시시스트와 일한 팀원들은 공통적으로 “다시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나르시시스트들이 경쟁심을 바탕으로 힘을 얻어 팀을 성공으로 이끌더라도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이용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MBTI 성격검사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직장에서도 동료들끼리 서로의 성격유형을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 검사는 수십 년 동안 과학적인 검증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직원을 뽑거나 승진 평가를 하는 등 실질적인 인사 결정에 MBTI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보기엔 비슷해 보이는 성격검사 방법이라도 과학적인 타당성은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사람의 지능인 아이큐를 재는데 있어서도, 심리학자들의 오랜 연구를 통해 그 타당성이 검증된 지능 검사가 있는가 하면, 간혹가다가 인터넷 광고란에 보이는 “이 문제를 맞히면 당신의 아이큐는 150!”이라며 사람들을 현혹하는 문제 풀이들이 있듯 말이다.
사실 많은 산업/조직 심리학자들은 MBTI를 신뢰하지 않거니와 과학적인 가치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필자가 대학원을 다닐 때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하며 토론하는 브라운백 세미나에서 한 발표자가 “Myers-Briggs(MBTI의 본래말)를 사용해 직원들의 성격유형을 분석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수님들이 모두 일어나 퇴장할 정도였다. MBTI 성격검사를 사용한 연구 결과는 들을 가치조차 없다는 의사 표시였다.
박귀현 교수는 조직심리학자로 산업 및 조직심리학과 조직행동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에서 산업조직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조직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싱가포르경영대를 거쳐 현재 호주국립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집단의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