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IBM 등 글로벌 기업이 채용, 승진 등에 AI를 활용하며 HR 업무를 효율화하고 있는 한편, 일각에서는 AI 기반 HR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I에 대한 무분별한 수용 ▲인간적인 교류 부재로 인한 단절감 ▲불균형·부정확한 데이터로 인한 편향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사업의 성과를 평가하듯 HR에 AI를 도입하는 것 역시 다양한 평가 지표에 따라 그 유효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 최종 승진 의사결정과 피평가자에 대한 피드백은 사람이 직접 개입하는 등 AI 도입에 따른 인간적인 교류 감소로 직원들이 느끼는 단절감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양질의 HR 데이터를 확보하고 전처리해 AI 시스템의 편향을 방지하고 조직 차원에서 HR 담당자 대상 AI 교육을 지원해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HR로 영역 확장하는 AI
인공지능(AI)의 급속한 성장은 전례 없는 속도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AI 시장의 규모는 2024년 기준 1840억 달러(약 2조5000억 원)에 이르고 향후 2030년까지 매년 평균 28.46% 성장할 전망이다. 이 추세면 6년 후 AI 시장의 규모는 현재 수준에서 약 4.5배 커진 8267억 달러(약 11조25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포브스 어드바이저(Forbes Advisor) 역시 기업의 64%가 AI로 인해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이 일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향후 AI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인력을 최적화하고 필요한 인적자원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2년 IBM이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기업의 약 25%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AI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AI의 핵심 역량은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능력이다. 즉 기계가 프로세스를 제어하며 인간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속도, 정밀성, 효율성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자동화는 직원들이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고 인간 중심적인 활동과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시에 고용주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 운영에 있어 인건비는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산업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HR 분야에서 인건비는 전체 비용 중 3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1딜로이트, PwC, KPMG와 같은 회계법인이 발표한 산업별 인건비 비율을 보면 전체 비용 중 인건비의 비중은 일반적으로 서비스 산업의 경우 50~70%, 제조업은 30~ 40%, 소프트웨어 산업은 40~ 50%, 건설업은 30~40%를 차지한다.
닫기 AI가 사람보다 더 빨리, 더 정확히, 더 효과적으로 프로세스를 완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AI를 HR에 적용하려는 기업의 시도가 늘고 있다. AI 기반으로 HR 업무를 수행했을 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성과를 거둔 베스트 프랙티스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재진 교수는 영국 리즈대 비즈니스스쿨 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 연구교수(Research Fellow)이자 영국 도로교통부 계량분석 연구위원이다. 한양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이랜드그룹에서 전략기획 컨설팅, 채용, 교육, 기획 등 HR 업무 전반을 수행했다. 이후 영국 엑시터대 경영학 준석사 및 HR 석사학위를 받고 리즈대에서 HR/피플 애널리틱스 박사(Ph.D.) 과정을 밟았다. 데이터 기반 HR(data-driven HR)에 관심 있는 조직과 기업에 강의, 자문, 컨설팅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비즈니스파트너, HR 애널리틱스』 『피플 애널리스트들이 온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