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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디드 파이낸스(Blended Finance)

환경문제 등 다중위기 혼자 풀 수 없어
민-관 자본 손잡고 지속가능 미래 연다

이은화,정유진,정리=강지남 | 400호 (2024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공공과 민간 자본을 결합한 블렌디드 파이낸스가 지구촌의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공공 및 자선 부문은 손실을 우선 부담하며 민간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촉매자 역할을 하며, 민간 섹터는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사회·환경적 임팩트 창출에 기여한다. 이 같은 혼합금융은 2023년 기준 자금 조달액 15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향후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혼합금융은 아프리카 태양광발전과 바이오가스 산업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고 제3세계 여성 및 영세사업가를 지원하는 등 이미 다양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증거 기반 정보 공개를 바탕으로 혼합금융을 설계한다면 모두가 바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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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위기 시대, 투자의 역할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이상기후,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재난, 경기 불황의 장기화 등 다양한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중위기(Polycrisis)’ 시대다. 경제, 정치, 사회, 문화, 환경 전반에 걸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불안 사회(Unstable Society)’ 속에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주체 간의 공감과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실제로 2030년까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비용은 연간 최소 4조 달러(약 5464조 원)로 추정된다.1 SDGs가 공표된 2015년 당시만 해도 격차를 메우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2조5000억 달러(약 3415조 원)였다. 그러나 이후 극심해진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계속되는 전쟁과 분쟁 등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국가 간 격차도 심화됐다. 장기화된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대다수 신흥개발국의 국가 부채와 기업 부채는 2023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 신흥 개발도상국의 경우 지속적인 차입 비용 증가, 현지 통화 변동성으로 재정적으로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SDGs 목표 달성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본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SDGs를 중요 성과 지표로 삼는 임팩트 투자업계도 고민이 깊어졌다.2 전 세계 임팩트 투자 규모는 약 1조1640억 달러(약 1571조 원)로 연평균 18%(88개 기관, 2018~2023년)씩 성장하고 있지만 임팩트 투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2025년을 앞둔 한국 사회에도 ‘위기’의 신호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저출생과 맞물린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의 52%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돼 2025년 지방소멸대응기금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되기에 이르렀다. 국민의 마음 건강도 ‘심각’ 단계다. 100조 원이 넘는 국민 진료비 중에서 정신병원 증가율이 53.5%로 가장 높고 고립 은둔 청년이 약 51만 명으로 추정될 정도로 정신건강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제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국민들은 ‘정부, 기업 등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의 어려움(38.7%)’을 사회문제 해결이 어려운 1순위 이유로 꼽았다.3 정부 예산 및 정책에 더해 민간 자본과 자원이 결합될 때 더 크고 시급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자본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2025년 우리는 ‘블렌디드 파이낸스(Blended Finance·혼합금융)’에 주목해야 한다.

혼합금융이란 공공과 민간의 자본을 결합한 전략을 통해 장기화된 경제, 사회, 환경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자본의 참여와 결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혼합금융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 기관들은 혼합금융의 형태로 투자 규모를 키워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혼합금융 규모, 2023년부터 반등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는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적 불확실성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타난 에너지 위기, 반ESG 운동 등으로 ESG 투자가 주춤하는 한편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위기 속에 떠오르는 문제를 해결하는 금융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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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화[email protected]

    트리플라잇 공동대표

    필자는 트리플라잇 공동대표(CSO·Chief Strategy Officer), 공인회계사. KPMG삼정회계법인에서 다양한 산업의 회계 및 경영 컨설팅을 수행했다. 임팩트 투자사에서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을 평가하며 투자를 했다. 2019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들과 함께 긍정적인 변화를 확산하는 임팩트 솔루션 플랫폼 ‘트리플라잇(TripleLight, www.triplelight.co)’을 설립해 임팩트 전략 및 측정 컨설팅·검증과 데이터 기반 이슈&솔루션 제품·서비스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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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진[email protected]

    트리플라잇 공동대표

    필자는 트리플라잇 공동대표(CPO· Chief Purpose Officer), 지속가능경영학 박사. 공익전문매체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에서 CSR, 지속가능경영, 사회적 가치 등 공익 전반을 취재하는 전문기자로 활동하다 딜로이트 사회적가치전략센터에서 CSR/CSV 전략 컨설팅을 담당하며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임팩트 전략을 수립했다. 2019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들과 함께 긍정적인 변화를 확산하는 임팩트 솔루션 플랫폼 ‘트리플라잇(TripleLight, www.triplelight.co)’을 설립해 임팩트 전략 및 측정·커뮤니케이션 컨설팅과 데이터 기반 이슈&솔루션 제품·서비스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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