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고객 요구에 따라 반도체 제조를 대행하는 생산 전문 기업이다. 애플 등 최고 성능의 칩을 만드는 하이엔드 고객부터 미들, 로우엔드 고객까지 폭넓은 고객 스펙트럼을 보유하며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확보했다. TSMC는 다양한 고객층을 활용해 제조 기술의 수명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최신 제조 프로세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을 구축했다. 파운드리 산업에서 TSMC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순수 파운드리 기업이라는 사업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TSMC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 성능과 물량을 맞추기 위해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제조 시설을 투자하는 데 집중한다. 업계에서 가장 앞선 제조 기술을 만들기보다 고객의 성능과 물량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 지점(Sweet spot)을 찾아간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전쟁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이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 역시 2024년 6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를 열고 AI 시장에 참전을 선언했다. 이 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엔비디아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그에 못지않게 애플, 엔비디아 등을 고객으로 둔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TSMC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다. 파운드리는 고객 요구에 따라 반도체 제조를 대행하는 생산 전문 기업이다. 고객으로는 시스템 반도체 칩(모바일, PC, 서버용 등)을 설계하는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이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자사 제품을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기 때문에 파운드리 업체를 활용하지 않는다. 이를 종합반도체회사(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IDM)라고 부른다.
필자는 PwC컨설팅의 전략본부인 스트래티지앤드(Strategy&)에서 전략컨설팅 본부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SFD(Strategy For Deals)팀을 이끌며 딜 소싱 이전 스터디 단계부터 실행, 인수 후 통합(PMI), 볼트온(동종 기업 추가 인수), 매각까지 거래 전반을 컨설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