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시는 크게 1) 접근성 향상 2) 개인화 3) 지능화의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먼저 보험사 엘레반스헬스의 게일 부드로 CEO가 기조연설에서부터 강조한 것도 의료 접근성 향상의 비전이었고 실제 전시에서도 심미성을 개선하거나 이용자의 거부감을 낮춘 의료 보조기기, 집 안에서도 사용하기 쉬운 홈케어 기기가 다수 등장했다. 다음으로 암이나 치매 등 중증 질환 치료에 국한돼 있던 헬스케어 서비스 대상이 만성질환 관리부터 수면, 휴식, 영양 관리 등으로 확산되면서 ‘개인화’를 위한 슬립테크, 에이지테크 등의 발전상도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료 솔루션이 더 똑똑해지는 ‘지능화’의 흐름이 나타났다. 아직 생성형 AI가 헬스케어에 접목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얼굴과 음성을 인식하는 카메라 비전 및 사운드 기반 AI부터 여러 기능을 통합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만능 기기까지 의료 솔루션의 진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고령화 등 급격한 환경 변화의 틈새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가전 및 IT 전시회 CES는 이런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다. 헬스케어 업계에 정통한 미디어 종사자들이 참여한 ‘헬스케어 분야 AI의 미래(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Health)’ 패널 세션에서도 몇 가지 눈여겨볼 만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예를 들어, AI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집단의 헬스케어 접근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한 패널의 예측은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또한 앞으로 모든 헬스케어 회사가 기본적으로는 AI를 이용해 어떤 형태로든 조직 내 업무 과중, 즉 번아웃을 해결하는 회사가 될 것이란 주장도 흥미로웠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에 걸쳐 웨어러블 기기의 완성도가 높아졌고, 동시에 웨어러블 없이도 컴퓨터 비전이나 사운드 기반의 AI를 이용해 쉽게 접근 가능한 솔루션들을 제공하려 시도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큰 흐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은 헬스케어 서비스의 주요 타깃이 암이나 치매 같은 중증 질환에서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으로 변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정규환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교수는 2015년 딥러닝 기반 의료 데이터 분석 기업 ‘뷰노’를 공동 창업하고 CTO를 지내며 연구개발을 총괄했다. 포항공대에서 산업경영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SK텔레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등에서 빅데이터 및 AI 관련 연구 개발을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