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텐센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거점을 마련하게 된 데는 장기간 우수 기업 유치와 육성에 힘써온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싱가포르는 미·중 관계에서 중립적 노선을 택하는 등 국제 관계에서 안정적이며 다양한 나라와 FTA를 체결해 자유로운 글로벌 활동을 전개하기에도 유리하다. 첨단 기술 및 인재를 육성해 개방형 혁신을 도모하기에도 적합하다. 최근에는 파격적인 면세 혜택으로 패밀리 오피스들의 허브로 자리 잡으며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정책상 제조, 식량, 친환경 기술 등의 기업이 진출하기에 적기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경제 안보가 화두가 됐다. 미국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 대한 대중국 제재를 강화한다는 소식들도 전해온다. 대한민국의 제1위 교역국, 중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기업들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이 내수 강화를 목적으로 제공하는 보조금 정책과 다양한 국산 제품 장려 정책에 중국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던 한국산 제품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최근 10년 사이 시장점유율이 한 자릿수까지 추락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2013년 중국 시장 1위(점유율 19.7%)였지만 2021년엔 점유율 0.6%로 10위에 턱걸이했다. 같은 기간 삼성 TV는 6위(7.1%)에서 9위(4.1%), LG전자 OLED TV는 1위(94.2%)에서 4위(6.1%)로 밀려났다. 3위를 지켰던 현대·기아차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권혁태 대표는 캐나다 퀸즈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일본 및 싱가포르 오피스에서 일했다. 이후 싱가포르 금융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에 등록된 금융 투자회사인 파인벤처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스타트업이 있는 동남아, 미국, 중국, 한국 회사들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며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