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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위기의 ‘100년 기업’에서 배우다

100년 우등생 GE, 변화 적응 못해 휘청
리더십을 통해 본 성장과 위기의 여정

김선우 | 294호 (2020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현재 여러 미국의 장수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출 감소, 비즈니스의 패러다임 변화 때문이다. 100년 넘은 기업들 중 유독 눈에 띄는 기업이 있다. 바로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GE는 식스시그마와 품질 관리, 재무 기반 성과지상주의, 포트폴리오 기반 다각화 전략,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전략, 주주가치 우선주의 등 경영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많은 핵심 개념을 창조해 내거나 실무에 도입해 결과를 입증한 전무후무한 회사다. 그런데 ‘언제나 1등 기업’이었던 GE가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GE의 위기에는 권위적인 리더십, 경직된 조직 구조, 산업 변화에 둔감한 대응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GE는 장수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과 험난한 여정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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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최근 CEO를 교체했다. 실적 부진이 이유다. 보잉은 주요 기종 중 하나인 737 맥스의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2대의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코카콜라는 건강을 생각해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감소하면서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줄고 있고 유통업체 메이시스는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향후 3년간 미국 전역에서 125개 매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3M은 1월 15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포드자동차는 다른 자동차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내연기관과 전기차, 차량 소유와 서비스 이용의 패러다임 변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오남용에 책임이 있으니 5억72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크고 작은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장수 기업이라는 점이다. 현재 미국의 기라성 같은 장수 기업 중 금융 기업과 석유 기업을 제외하고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 기업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유명 장수 기업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난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GE(1892년 설립)의 모습은 여전히 낯설다. GE는 언제나 1등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 중 1917년부터 1987년까지 70년 동안 시가총액 평균 성장률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기업은 GE와 코닥뿐이었다. 또 1917년과 1967년, 2017년 시장 가치 기준으로 미국의 상위 50위 기업 리스트에서 3번 모두 5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GE와 통신사 AT&T 두 곳뿐이었다. 이렇듯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 중에서도 GE는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장수 기업이었다. 그랬던 GE가 침체의 늪에 빠졌다.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 기업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에서도 111년 만에 쫓겨났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GE는 얼마 전 타계한 잭 웰치 전 회장 때부터 인수합병(M&A)으로 기업의 성격을 바꿔왔다. CEO가 국내로 치면 대기업 오너 수준의 결정권도 갖고 있었기에 CEO의 성향이 곧 기업의 경영 전략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CEO의 의중에 따라 사업 확장이나 비즈니스 전략이 크게 달라졌다. 리더십에 따라 사업의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나기도 했다. 따라서 미국의 장수 기업을 상징하는 GE의 흥망성쇠를 리더의 전략과 리더십을 중심으로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GE의 케이스스터디를 통해 타산지석으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찾아보자. 우리 기업이 100년 이상 생존하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리더십 요소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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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역사

GE는 세계적인 복합 제조업체로 1892년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만든 에디슨제너럴일렉트릭과 톰슨휴스턴이 합병해 설립됐다. 에디슨이 발명한 것으로 유명한 백열전구부터 시작해 라디오와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처음 개발했다. 기압이 낮은 높은 고도에서 고출력을 내는 현재 비행기 엔진의 원형과 X선 촬영기, 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등 다양한 의료 영상진단기술을 개발한 것도 GE다.

사업 부문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M&A, 자산매각, 구조조정을 통해 바뀌어 왔는데 현재는 전력(파워), 신재생에너지, 항공, 헬스케어, 캐피털이 주요 사업이다. 석유와 가스, 운송(철도), 조명 등은 최근에 위기를 겪으며 손을 뗐고, 가전 부문은 2016년 중국 하이얼에 매각했다.

GE는 워크아웃, SWOT 분석, 전략 계획(Strategic Planning) 등 경영 기법을 만들어 현대 기업 경영의 모범이 돼 왔으며 경영 효율성 도구인 6시그마를 대중화했다. 수많은 능력 있는 관리자를 길러내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며 연수원이 위치한 크로톤빌은 인재 양성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GE는 최근 위기를 겪기 전까지 100년이 넘은 미국의 장수 기업 중 최고의 기업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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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우

    김선우[email protected]

    경영 칼럼니스트

    필자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인문 지리학을 전공했고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2년 동안 동아일보와 DBR에서 기자로 일했다. 미국워싱턴주에 거주하면서 네이버 비즈니스판, IT전문 매체 아웃스탠딩 등에 미국 IT 기업 관련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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