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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k Management

은퇴 앞뒀다고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할까?

박세영 | 357호 (2022년 1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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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Why Do Household Portfolio Shares Rise in Wealth?”(2010) by J. A. Wachter and M. Yogo in Review of Financial Studies, 23: 3929-3965.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은퇴(Retirement)의 사전적 정의는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롭게 지내는 것’이다.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은퇴 이후의 삶을 상상해봤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금융 전문가들은 은퇴에 대한 수동적 관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은퇴가 다가올수록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자산 관리 방법을 조언해왔다.1 전통적인 경제학 역시 나이가 들어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개인의 위험 회피 성향(Risk Aversion)이 증가하기 때문에 은퇴가 다가올수록 추가적인 위험을 꺼리고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은퇴의 ‘Retirement’를 ‘Re-tirement’로 읽는다면 은퇴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자동차의 낡은 타이어를 교체한다는 적극적 개념이 될 수 있다.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관리를 잘해 단순히 오래 살고자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새 생명을 얻는 인생의 또 한 번의 전환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인구 고령화 정도가 높은 대부분의 서부 복지국가들, 특히 영국에서는 길거리 어디서나 ‘A New Lease of Life’의 문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은퇴 이후 소위 실버타운을 찾아가 여생을 보내는 수동적인 노후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얻고 삶의 활력을 되찾아 적극적으로 노후를 설계하여 살아가자는 구호다.

앞으로 다가올 은퇴 이후의 삶, 심지어 과학 및 의학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제 어떻게 은퇴를 준비하면서 더 나은 새로운 노후를 설계할 수 있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공동 연구진의 연구에서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소비자 지출 서베이와 소비자 금융 서베이 데이터를 통해 많은 금융 자산을 축적해 은퇴가 가까운 사람들의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오히려 더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기본재(Basic Good)에 대한 소비만을 고려하고 있는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학 모형을 보완해 사치재(Luxury Good)에 대한 소비를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새로운 금융 모형을 제시함으로써 투자와 자산, 나이 듦(Aging)에 대한 21세기식 새로운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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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영[email protected]

    노팅엄경영대 재무 부교수

    필자는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투자, 위험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여신금융협회 조사역으로 재직한 후 싱가포르국립대 박사후과정을 거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국 러프버러경영대에서 재무 조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중심으로 한 투자/위험관리와 은퇴, 보험, 연금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자산관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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