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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도 소셜 커머스가 몰려온다

류한석 | 69호 (2010년 11월 Issue 2)

 

 

 소셜 커머스의 대표 주자는 단연코 미국의 그루폰(Groupon)이다. 2008년 11월에 시카고에서 첫 서비스를 개시한 그루폰은 지난 5월 시티딜(CityDeal) 인수를 통해 유럽에 진출했으며 지난 8월에는 일본의 큐팟(Qpod)을 인수해 일본에도 진출 했다. 현재 20여 개가 넘는 국가에서 230여 개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루폰의 서비스는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꽤 단순한 편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독특한 장치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그루폰은 지역별로 하루에 단 하나의 서비스를 50% 이상의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그루폰은 이것을 ‘Today’s Deal’이라고 표현한다. 주로 음식점이나 술집 숙박 공연 여행 스파 마사지 등의 서비스 상품을 판매한다. 이용자는 무조건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사전에 설정된 일정 규모의 인원에 도달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 만일 24시간 내에 설정된 인원에 도달하지 못하면 결제는 자동 취소된다. 그래서 이용자가 혜택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당 딜을 알리는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렇듯 서비스 자체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는 공동구매(상거래) + 광고 + 소셜 미디어 + LBS(위치정보)적 요소가 모두 담겨 있다. 그루폰 서비스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루폰의 딜은 철저하게 지역성을 띠며 주로 서비스 상품을 판다.공산품은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그루폰은 공산품이 아니라 지역의 서비스 상품을 파는데, 그런 서비스 상품들은 원가가 낮기에 파격적인 할인이 가능하다.
 
둘째, 그루폰은 새로운 형태의 광고다.그루폰을 통해 딜을 제공한 업체는 강력한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폭적인 할인과 그루폰 수수료로 인해 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이 없지만(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한 지역에서 하루에 단지 하나의 딜만 소개되므로 딜을 제공한 업체는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다. 즉, ‘할인 금액+그루폰 수수료’는 광고비다. 지금까지 인쇄물, 검색광고 등과 같은 광고 방법을 이용하던 지역 업소들의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그리고 엄청난 광고수단이 생긴 것이다.
 
셋째, 그루폰은 소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그루폰 사업 모델에서 일정 규모의 인원에 도달해야만 구매를 할 수 있다는 규칙은 아주 중요하다. 바로 이 간단한 장치를 통해, 그루폰 입장에서는 딜을 제공할 업체들을 상대로 영업하기가 수월해지고, 업체 입장에서는 참여를 결정하기가 용이해지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좋은 딜을 공유하기 위해 메일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딜을 알리게 된다.
 
그루폰은 필자가 국내외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지난 5년 동안 만난 서비스들 중에서 가장 위력적인 사업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보는 눈이 비슷하기에, 한국에서도 얼마 전부터 그루폰 유사 서비스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루폰이 등장한 이후 무려 400여 개 이상의 유사 서비스들이 쏟아진 바 있는데, 국내에서도 현재 유사서비스가 100여개 이상 등장하며 만만치 않은 붐이 일고 있다. 닷컴 시절 이후에 해외의 특정 서비스를 카피한 유사 서비스들이 이렇게 많이 쏟아진 적은 처음인 거 같다. 이런 그루폰 류의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분명히 성공할 사업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업체가 다 성공할 수는 없다. 문제는 승자의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다. 향후 1위 자리를 차지할 서비스의 조건은 무엇일까? 워낙 심플한 모델이기에 겉모습은 다들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보이는 측면보다 보이지 않는 측면을 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브랜드력과 딜의 품질 및 딜에 대한 AS다. 딜을 구매한 이용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딜의 품질을 개런티하고, 문제 발생 시 이용자의 불만이 없도록 신속하게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이 사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경쟁이 될 것이다.
 
필자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컴퓨터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아이패드 혁명>, <마이크로소프트의 IT전략과 미래>가 있다. 현재 기술문화연구소 소장으로 블로그(peopleware.kr)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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